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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햇빛 알레르기, 누구나 걸릴 수 있다.
    카테고리 없음 2020. 11. 4. 16:21

    며칠 동안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이름이 있습니다.

    죽음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던 박지선. 그녀와 그녀의 어머니.

    딸을 혼자 보낼 수 없어서 함께 가는 길을 택한 어머니.

    그 마음이 아프고 공감이 되어  

    자꾸만 생각이 나고 떠오를때마다 눈물이 맺히곤 합니다.

    어머니의 마음이라는게 그런 거니까요.

    나라면 어땠을까 생각하다가..

    나라도 그랬을 것 같다고 생각하다가..

    울컥해지곤 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그녀를 괴롭힌 햇빛 알레르기에 대해 써보려고 합니다.

       

    처음에는 그게 그렇게 힘든 질병인가?라고 제게 물었습니다.

    왜냐하면 저에게도 햇빛 알레르기가 있으니까요.

     

    이 햇빛 알레르기는

    평생을 건강한 피부라고 자랑하며 살아가는 그 누구에게든 올 수 있으며,

    단 한 번의 부주의나 계기가 시발점이 되어

    언제든 찾아올 수 있는 질병임을 알아야 합니다.

     

    저 역시도 아무 화장품이나 써도 되고, 

    여드름 하나 나지 않는 건강한 피부였습니다.

    지금도 기억이 생생한.. 어느 10대 때의 초여름이었나요?

    친구들과 함께 근처 대학 축제에 놀러 갔었어요.

    초대가수 공연하는 내내..

    빽빽하게 모여 앉은 언니 오빠들 사이에

    저도 한 자리 차지하고 앉아 있었죠.

    그런데 하필이면 제가 앉아있던 자리가

    지글지글하게 타는 태양빛을 온몸으로 받아내야 하는 그런 자리일 게 뭡니까.

    뜨거운 태양빛은 정확히 내 얼굴로 고스란히 쏟아져내렸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 빛을 온몸으로 고스란히 받아가며 앉아있다가

    그 몇 시간 동안에 푹푹 찌고 김이 폴폴 나게 익어버린 거죠.

    그리고 그게 그대로 탈이 난 거예요.

     

    다음날이던가..

    아니면 다다음날이던가.

    평소처럼 아침에 일어나 세수를 하는데 내 손 끝에 느껴지는 버석거림이란.. 

    마치 얼굴 전체를 모래로 덮어놓은 듯했죠.  아니면 사포의 까끌까끌한 면으로 덮었든지..

    버석버석.. 이게 뭐지?

    맞습니다. 완전히 새까맣게 탔고요.

    당연히 스멀스멀 겉껍질이 벗겨지기 시작했습니다.

    이게 뱀허물처럼 한 번에 좍 벗어지기라도 하면 오히려 곱다고 했을 텐데..

    실상은 그렇지가 않았어요. 

    몇 날 며칠을 걸려 다 벗겨지기까지 내 꼴은 차마 봐줄 수가 없을 정도였어요.

    군데군데 얼룩덜룩.. 못 먹고 건조해서 버짐 잔뜩 피어난 말라깽이 아이처럼..

     

    그래도 그땐 허물만 한 겹 벗으면 되겠거니 하고 아무 걱정 없이 다녔어요.

    그러나 그 이후가 문제였죠.

    그때 그 날 이후로는 잠깐만 햇빛에 나갔다 와도,

    나도 모르게 긁고 또 긁어댔어요.

    어느샌가 얼굴이며 목, 어깨 등은 좁쌀 알갱이들 같은 수포로 뒤덮이고

    빨갛게 부어오르기 시작했습니다.

    그 날 한 번의 부주의로  햇빛 알레르기 질환이 시작된 거죠.

     

    그래도 다행히도 제 증상은 가벼웠고, 그동안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살아왔어요.

    하지만 더 이상은 가볍게 여길 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

    이번 사건으로 햇빛 알레르기에 대해 알아보다 보니

    겁이 덜컥 납니다.

    지금은 가벼운 증상만 나타나고 있지만, 그러다 앞으로 심해지기라도 하면.. 안되니까요.

    발진, 가려움증, 두드러기에 이어 진물까지,

    또 더 심해지면 메스꺼움과 호흡곤란까지도 일으킬 수 있다고 합니다.

    그로 인해 우울증을 앓기도 하고요.

     

    가려움을 줄여주기 위해 먹는 약을 복용하거나,

    스테로이드 연고를 바르고,

    또 주기적으로 광선 치료를 받으며 치료를 한다고는 하지만

    아토피 환자들처럼 이 질병 또한 완치는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러니 여러분들도 조심하세요.

    무엇보다 예방이 제일 중요하니까요.

    저도 이제부터는 귀찮더라도 좀 더 신경을 써야겠습니다.

    나갈 때는 반드시 자외선 차단제 발라야 하고요.

    SPF지수도  중요하겠지만 자외선 A, B 모두 막아주는지도 체크해야 합니다.

     

    생전 관 심한 번 눈길 한번 주지 않던 박 지선.

    그녀와 그녀 어머니의 죽음이 이렇게나 마음 아플지 몰랐습니다.

    부디 좋은 곳에 가셨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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